다음은 The Economist가 2025년 6월 18일에 보도한 기사 「Investors ignore world-changing news. Rightly」의 전체 내용을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의역한 전문이다. 문장은 '~다' 또는 '~되었다'로 마무리했고, 전문용어와 고유명사는 원문 그대로 유지하였다.
📌 제목:
무슨 일이 벌어져도 시장은 오른다 —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는 신념의 시대
6월 13일, 중동 지역에서 미사일 전쟁이 벌어지면서 S&P 500 선물은 1.6% 하락하였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자 시장은 반등하기 시작했고, 현재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6,000포인트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새로운 시장의 만트라, 즉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Nothing ever happens)”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이 표현은 10여 년 전 온라인 포럼 4chan에서 등장해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밈(meme)으로 확산되었다. 무역전쟁과 실제 군사충돌이 벌어지는 시대에 이런 구호는 부조리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처음엔 세상을 뒤흔들 듯 보였지만 결국 아무 일도 아니게 된 사건들을 떠올려 보면, 이 문장은 오히려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봉쇄 반대 시위, Wagner Group의 러시아 반란, 인도-파키스탄 국경 충돌 등이 있었다. 그러나 Xi Jinping과 Vladimir Putin은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냉소주의 속에서,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시장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여기에 동참하고 있으며, 최근 3개월간 순매수 규모는 200억 달러에 달한다. 위기란 무엇인가?
이처럼 현실을 외면하는 듯한 투자 행태는, 단순히 언론 보도가 과장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1988년, MIT의 David Cutler와 James Poterba, Harvard의 Larry Summers가 발표한 논문은 어떤 사건이 실제로 주가를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들은 1941년 진주만 공습,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약 50년에 걸친 역사적 사건들을 분석하였다. 놀랍게도 중요한 뉴스가 있었던 날의 수익률 변동성(표준편차 기준)은 일반적인 날보다 고작 세 배 정도 클 뿐이었다. 또한 가장 큰 하락이 있었던 날들 중 일부는 뚜렷한 뉴스 이벤트조차 없었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지정학적 위협은 대부분 가격에 반영되기 어려운, 극단적 결과(전쟁 또는 핵전쟁 등)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주식시장의 총 규모는 2조 달러에 달하지만, 북한의 위협으로 단숨에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은 헤지 자체가 불가능하며, 투자자들은 이를 무시하는 전략을 택하게 된다. 실제로 Korea discount로 알려진 한국 주식의 저평가는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기업지배구조 문제 때문이라고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의 Sohyun Kang은 지적하였다.
더욱이 세계 경제 구조 변화는 과거에는 시장을 뒤흔들던 사건들의 충격력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 1973년의 오일쇼크나 1990년 걸프전은 시장에 지속적 영향을 줬지만, 현재 미국은 셰일 혁명 덕분에 에너지 순수출국이 되었고, 국제 정세로부터 경제를 방어할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국제 유가 상승은 미국 내 탐사 및 생산 확대를 유도하며, 관련 투자 증가로 이어진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다.
시장은 때로 무자비할 정도로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 소비자 지출, 창업가의 혁신, 기업 실적 증가에 기반해 장기적으로 주가는 우상향한다. 실제로 미국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15년간 약 250% 증가하였다. 어떤 사건이 시장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면, 이런 실물 경제의 역동성을 훼손할 정도의 사건이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은 일반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리 기업 수익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변수지만, 그조차도 미국 주식시장의 성장 엔진을 꺾지 못했다. S&P 500 지수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은 트럼프의 ‘Liberation Day’ 발표 이전과 비교해 263달러로 거의 변함이 없다.
물론 언젠가는 시장을 진짜로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 순간이 오면 dip-buyer들은 당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국제적 긴장과 충돌 속에서도 시장으로 몰려드는 투자자들의 모습은 어리석은 무리 짓기 행동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의 근본적 힘에 대한 신뢰라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하다.
진짜 중요한 뉴스는 전장이 아니라,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서 나온다.
출처: The Economist, 2025년 6월 18일
원제목: Investors ignore world-changing news. Righ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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