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Sebastien Valeyre의 연구 "Breaking the Trend: How to Avoid Cherry-Picked Signals(25. 05. 20)"는 금융 업계의 통념을 뒤흔드는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다. 복잡한 기술적 지표들을 조합해야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단순한 EMA(지수이동평균) 하나만으로도 최적의 트렌드 추종 전략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 배경: 왜 EMA가 최적일까?
연구진은 Grebenkov와 Serror(2014)의 이론적 샤프 비율 공식을 바탕으로 EMA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이들의 이론적 모델은 수익률이 단일 시간 척도를 가진 평균 회귀 프로세스(AR(1) 프로세스)로 잘 설명된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놀랍게도 이론적 샤프 비율 공식과 실제 경험적 데이터가 매우 인상적인 일치를 보여주었다.
ARP 전략: EMA의 실전 활용
이 연구에서 제시한 Agnostic Risk Parity (ARP) 전략은 EMA를 핵심 추세 지표로 활용한다. 전략의 핵심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
신호 생성: EMA는 정규화된 수익률에 적용되어 변동성 의존성을 제거한다. 표준편차로 수익률을 정규화하고, EMA의 스무딩 매개변수를 통해 변동성의 지수이동평균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포트폴리오 구축: EMA 신호는 추정된 상관행렬의 역제곱근과 변동성을 사용하여 정규화된다. 상관행렬은 주간 수익률에 750일 지수이동평균을, 변동성은 일일 수익률에 40일 지수이동평균을 적용하여 추정한다.
최적 매개변수: 1990년부터 2023년까지의 백테스트 결과, 최적의 EMA 매개변수는 112일로 확인되었다. 이는 거래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샤프 비율을 최대화하는 값이다.
복잡한 지표들의 한계
연구 결과는 복잡한 다중 지표 사용의 문제점을 명확히 드러냈다. MACD와 같은 다중 시간 척도 지표와의 비교에서, 단일 EMA 기반 ARP(120)의 샤프 비율은 1.24인 반면, 3가지 시간 척도를 사용한 MACD의 샤프 비율은 1.18에 불과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서로 다른 매개변수를 가진 지표들 간의 높은 상관관계다. ARP(80)과 ARP(150)의 상관계수는 0.96이었고, 단일 EMA 기반 ARP(120)와 복잡한 MACD 신호 간의 상관계수는 0.99~1에 달했다. 이는 복잡한 지표들이 결국 단순한 EMA와 거의 동일한 신호를 생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리피킹의 위험
연구진은 복잡한 지표들의 혼합 사용이 체리피킹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수많은 지표와 매개변수 조합 중에서 과거 데이터에 가장 잘 맞는 것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과최적화(overfitting)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단일 EMA는 이론적으로 정당화된 최적 해법이므로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다.
시사점
이 연구 결과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CTA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복잡한 기술적 지표들의 조합이 실제로는 불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70개 선물 상품으로 구성된 글로벌 유니버스에서 33년간의 백테스트를 통해 입증된 이 결과는, 단순함이 때로는 복잡함보다 우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오컴의 면도날" 원리가 금융 시장에서도 적용된다. 동일한 성과를 낼 수 있다면 더 단순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EMA 하나로도 충분히 효과적인 트렌드 추종 전략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복잡성에 매몰되기 쉬운 현대 금융 업계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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