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얼마나 ‘비싼가’? 주요 지표 진단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충격을 흡수하며 S&P 500은 빠르게 반등했고, 지난 하락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하지만 주가의 가파른 상승은 월가의 오래된 우려를 다시 자극한다. 특히 지금처럼 고점에서 거래되는 주식들이 향후 경제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한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인 P/E 비율(주가수익비율)은 현재 과거 평균 대비 높아진 상태다. 이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1달러당 이익에 대해 과거보다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는 의미다. 분석 기준에 따라 과거 12개월 실적, 향후 실적 전망, 또는 10년 평균 실적(CAPE)이 활용되며, 세 방식 모두에서 현재는 역사적 고점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수익률 격차: 주식 vs. 국채
P/E 비율을 뒤집으면 수익률(earnings yield)이 된다. 이는 투자자가 해당 주식을 보유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장기 수익률의 개략적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이 수익률은 10년물 국채 실질 수익률과 비교되어 주식이 국채보다 얼마나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는지를 보여준다.
Shiller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S&P 500의 실질 CAPE 수익률은 약 2.8%, 반면 10년물 실질 국채 수익률은 약 1.4%다. 초과 CAPE 수익률 1.4%는 역사적 평균(약 3%)보다 낮은 수준으로, 투자자들이 손실 위험에 대해 충분한 프리미엄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
낮은 초과 수익률, 장기 수익률과의 상관성
역사적으로 초과 CAPE 수익률이 낮은 시기에는 향후 10년간 주식의 채권 대비 초과 성과가 제한적이었다. 반대로 이 격차가 클수록 주식의 장기 성과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밸류에이션이 장기 자산 배분 전략에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WSJ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초과 CAPE 수익률이 평균 1.75% 이하로 떨어졌을 때는 주식 대신 채권을 보유하는 전략이 더 높은 실질 수익률을 제공했다. 해당 전략은 과거 60년간 연환산 실질 수익률 6.6%를 기록했으며, 이는 동일 기간 주식 100% 투자보다도 높았다.
Damodaran의 시각: 단순 고평가론은 위험
하지만 단순히 숫자만 보고 ‘주식이 고평가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NYU의 아스와스 다모다란 교수는 전통적인 수익률 모델은 미래 실적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성장 전망을 반영한 자신만의 위험 프리미엄 모델을 제시하는데, 이에 따르면 현재 주식은 지나치게 고평가된 상태는 아니며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 모델을 시장 전체의 매수·매도 타이밍 신호가 아닌, 개별 종목에 대한 상대 평가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밸류에이션이 ‘지금 시장이 쌀지 비쌀지’를 말해줄 수는 있지만, ‘언제 팔아야 할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밸류에이션 활용: 시장 타이밍보다 전략 조정용
Elm Wealth의 빅터 하가니는 밸류에이션 지표를 장기 자산 배분 전략을 조정하는 기준선으로 활용한다. 특히 초과 CAPE 수익률이 낮은 환경에서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가, 반대로 격차가 클 경우엔 더 공격적인 자산 배분이 유효할 수 있다. 젊은 투자자는 주식 100%도 허용 가능한 반면, 경력 중반 이상의 투자자는 시장 고점에서 자산 재배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결론: 고평가 상태는 맞지만, 무조건 ‘거품’은 아니다
S&P 500은 현재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로 볼 때 역사적 평균 대비 확연히 비싼 구간에 들어서 있다. 특히 초과 CAPE 수익률이 낮다는 점은 향후 장기 성과가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Damodaran처럼 실적 성장과 금리 구조를 함께 고려하면, 단순히 ‘버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밸류에이션 신호는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예측하기보다는, 중장기 투자자들이 리스크 감내 수준에 따라 자산 배분 전략을 재정비하는 데 더 적합한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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