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연준 공격, 글로벌 금융질서 흔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2개월 만에, 미국이 지난 한 세기 동안 구축해온 금융 패권의 기반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사실상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무역 전쟁이 본격화됐고, 이는 세계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
달러와 미국 국채는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간주돼 왔지만, 이제는 그 매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과거에는 트럼프식 정책이 ‘미국 예외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현재는 오히려 ‘Sell America’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미국 자산 회피 움직임이 감지된다.
미국의 '과도한 특권'은 유효한가
이번 주 IMF 봄 회의가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미국은 더 이상 안정의 중심이 아닌 불확실성의 진원지로 보이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 전 총재인 옌스 바이트만은 “지정학적 권력 구조가 눈앞에서 재편되고 있으며, 미국의 과도한 특권은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중앙은행 독립성을 정면으로 위협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법적 해임 권한은 불확실하지만, 투자자들이 연준의 독립성에 품었던 신뢰는 이미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Barclays는 “Powell 해임 가능성이 낮더라도, 독립성 약화는 달러의 하방 압력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시장 반응: 위험 회피, 자금 이탈
트럼프가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글로벌 관세 인상 계획을 공개한 직후,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멈추고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은 무역 및 재정 적자를 상쇄하기 위해 외국인 자본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자산 시장의 반응은 이 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Apollo에 따르면 외국인은 약 19조 달러의 미국 주식, 7조 달러의 국채, 5조 달러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시장의 20~30%에 해당한다. 이들이 보유 자산을 매도하기 시작한다면 미국 시장은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관세 정책이 기업의 수익성과 소비자 구매력을 동시에 위협하며 S&P 500은 4월 2일 이후 약 10% 하락, 시가총액 약 4.8조 달러가 증발했다. 특히 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년 만의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금리 상승은 트럼프의 연준 공격 이후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안전자산의 반전: 달러와 국채의 매력 약화
투자자들은 통상적으로 위기 상황에서 달러와 국채를 선호했지만, 이번에는 두 자산 모두 피난처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달러는 올해 7% 이상 하락해 2005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보였으며, 국채 역시 폭락했다. 이는 미국의 정치·경제 정책이 더 이상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Raymond James의 전략가 Tracey Manzi는 “이제는 달러와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놀랍다”고 지적했다.
대안은 부족, 그러나 미국 신뢰 회복은 더 어렵다
달러는 외환거래의 90%,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국채 시장은 약 29조 달러로 유동성과 깊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로는 정치적 연대 부족, 위안화는 정부 개입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Cornell 교수 Eswar Prasad는 “미국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위치에 있지만, 신뢰 회복은 매우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경쟁자 없는 사치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맹과 지정학, 미국의 영향력 약화
백악관은 여전히 정책 전반을 평가해달라며 인내를 당부하고 있지만, 세계는 그렇게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달러와 국채에 대한 접근 또한 당연시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주도의 글로벌 질서에서 벗어나 독자적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 싱가포르 총리 로렌스 웡은 “이제 세계는 규칙 기반 자유무역 시대를 떠나 보호주의적이고 위험한 시대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쌍둥이 적자와 외교정책의 금융시장 연결
29조 달러의 미국 국가부채, 1.9조 달러에 달하는 연간 재정적자, 그리고 26조 달러에 이르는 순 대외부채는 미국이 외국의 신뢰 없이는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임을 시사한다. Deutsche Bank는 “미국의 재정과 대외계정 쌍둥이 적자는 앞으로 외교정책이 금융시장에 직접 영향을 줄 것임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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