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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에 중독된 미국 경제: 과잉투자의 위험과 경기침체 리스크
최초 작성: 2025. 11. 26.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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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중립적 관점에서 작성된 분석글입니다. 투자는 항상 신중한 판단 하에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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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
최근 GDP 성장의 약 절반이 AI 투자에서 발생. 빅테크 4사의 연간 CAPEX는 약 3,440억~4,040억 달러 규모. AI 제외 민간투자는 2019년 이후 정체 상태. 인텔은 과잉투자 후 FCF가 장기간 마이너스로 전환. AI 주가 상승은 소비지출을 약 0.9% 끌어올렸음.
Opinion
미국 경기는 지금 사실상 AI 투자와 주가효과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다른 실물 지표는 이미 약화돼 있다. AI 붐이 꺾일 경우 투자·소비가 동시에 둔화돼 경기침체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인텔 사례는 과잉투자의 말단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Core Sell Point
경제는 AI가 떠받치는 구조가 되었고, AI 사이클이 꺾이면 경기 사이클도 함께 꺾일 수 있다.

AI 관련 투자와 주식시장 부(富)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붐이 붕괴할 경우 광범위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투자 없이는 이미 경기침체였을 수도

기술 업계에서는 하나의 정설이 자리 잡았다. 인공지능을 위한 반도체 및 컴퓨팅 인프라에 너무 적게 투자하는 것이 너무 많이 투자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OpenAI의 샘 올트먼(Sam Altman) CEO가 최근 언급했듯이, 과잉투자를 하면 돈을 잃고, 과소투자를 하면 매출을 잃는다. 메타 플랫폼스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도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 콜에서 AI가 매출 동력(revenue driver)으로서 가진 잠재력을 언급하며 "과소투자를 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주 AI 관련 주식을 강타한 변동성은 더 광범위한 경제적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경제 성장이 AI 관련 투자와 부(富)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서, 붐이 붕괴로 전환될 경우 경제 전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물가상승률을 조정한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절반가량이 AI 관련 기업 투자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 AI 주식 상승은 가계 자산도 늘려 특히 최근 몇 달간 소비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BCA 리서치의 피터 베레진(Peter Berezin)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AI 붐이 없었다면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AI 지출을 제외하면 경제 상황은 더 좋지 않아 보인다. 9월 고용 증가율이 예상을 상회했지만, 올해 들어 일자리 창출은 둔화됐고 실업률은 서서히 상승 중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AI 관련 항목을 제외한 민간 기업투자는 2019년 이후 대체로 정체 상태다. 데이터센터를 제외한 쇼핑센터나 오피스빌딩 등 기타 상업용 건설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티븐 주노(Stephen Juneau) 이코노미스트는 "AI가 현재 유일한 투자 원천"이라고 말했다.

[그래프 1: AI 관련 투자의 GDP 성장 기여도, 2022년 2분기~2025년 2분기, 단위: %p]


빅테크의 천문학적 자본지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등 4개 기업만으로 올해 자본적지출(capital expenditure)이 3,440억 달러(GDP의 약 1.1%)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작년 2,280억 달러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바클레이즈는 소프트웨어, 컴퓨터 장비, 데이터센터 투자가 2025년 상반기 GDP 성장률을 연율 기준 약 1%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한다. 이 중 상당 부분이 AI 관련 투자였다. 엔비디아가 판매하는 반도체가 AI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대부분 수입품이므로 국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할 때는 총투자에서 차감해야 한다. 이를 감안해도 AI 지출은 상반기에 연율 기준 0.8%의 산출량 증가를 가져왔다고 바클레이즈는 추정한다. 같은 기간 GDP는 연율 1.6% 성장했다. 다시 말해 AI 관련 지출 증가가 없었다면 성장률은 부진한 0.8%에 그쳤을 것이다.

일부 투자가 관세 부과 전 구매를 서두른 결과일 수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내년에도 지출이 다소 둔화된 속도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엔비디아는 수요일 올해 4분기 매출이 650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가 내년에 4,040억 달러의 자본적지출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래프 2: 데이터센터 vs 기타 구조물 투자 추이, 2020~2025년, 지수 기준]

인텔의 교훈: 과잉투자의 참혹한 결말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러한 투자 광풍이 결국 붕괴할 거품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과잉투자는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텔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다.

최첨단 반도체 제조 경쟁에서 아시아 경쟁사들에게 뒤처진 인텔은 2021년 팻 겔싱어(Pat Gelsinger)를 CEO로 영입해 턴어라운드를 추진했다. 겔싱어는 경쟁사들을 추월하는 동시에 선도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가 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 계획이 성공하려면 인텔은 반도체 제조 역량을 대폭 확장해야 했다.

반도체 공장은 개당 수백억 달러가 소요되고 건설에 수년이 걸린다. 인텔은 투자 수익이 실현되기 전에 제조 시설 확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오늘날 AI 기업들도 유사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AI의 사업적 잠재력이 입증되기 전에 투자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인텔은 투자를 밀어붙였다. 비교적 건전한 재무상태표(balance sheet)와 전년도 210억 달러 이상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본적지출은 2020년 약 140억 달러에서 2022년 250억 달러로 급증했다. 겔싱어는 2021년 말 크레디트스위스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과잉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를 "선두를 되찾기 위한 매우 의식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래프 3: 인텔 Free Cash Flow 추이, 2020~2025년, 단위: 십억 달러]

당시 인텔의 상황에서는 올바른 판단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 실책과 반도체 시장 환경의 변화가 불과 몇 년 만에 이 노력을 무력화시켰다.

그 결과는 재앙 그 자체였다. 제조 프로젝트들이 보류되거나 취소됐다. 회사는 현금을 쏟아내며 지난 14분기 중 11분기에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텔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산을 매각했다. 자율주행 기술 기업 모빌아이(Mobileye) 지분 일부를 처분하고, 프로그래머블 칩 사업부 과반 지분을 사모펀드 실버레이크(Silver Lake)에 매각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수천 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배당도 중단했다. 겔싱어는 해임됐다. 인텔이 정상화되려면 회사를 분할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자 미국 정부가 8월에 인텔 지분 10%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현재 기업가치는 약 1,710억 달러로 AI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 시가총액의 약 1/26 수준에 불과하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인텔의 시가총액이 엔비디아보다 컸다.

부의 효과와 소비지출

AI 주식 상승은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계가 자산 증가분의 일부를 요트에서 영화 티켓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에 지출하는 경향—를 통해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AI 주식 가격 상승만으로 지난 1년간 소비지출이 0.9%, 즉 1,800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계산한다. 8월까지 12개월간 물가상승률 미조정 기준 소비지출 증가율 5.6%에서 작은 비중이지만, 소비가 연간 산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AI가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여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 영향은 미미하다.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제한적이다. 완공된 데이터센터는 소수의 인력만 고용하며, 전체 기술 부문 고용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버블 때 급증했던 것과 달리 2022년 이후 감소세다. 그러나 일부 부문에서는 AI 붐이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는 고금리, 부동산 시장 부진, 연방정부의 이민 단속으로 위축된 건설 고용의 밝은 부분이다.

건설사 터너컨스트럭션(Turner Construction)의 첨단기술그룹 매니징디렉터 벤 캐플런(Ben Kaplan)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100명에서 5,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는 현재 터너의 미국 내 수주잔고의 약 35%를 차지하며, 이는 5년 전 약 13%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숙련 인력과 자재 부족이 문제다. 발전기, 배전반 등 장비의 리드타임이 경우에 따라 수개월 늘어났다. 캐플런은 "공급망의 모든 요소가 현재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

경제의 AI 의존성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주가수익비율(P/E ratio)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높은 이익 전망이 빗나갈 경우 주가가 급락하고 투자가 둔화될 수 있다. S&P 500 지수는 버블 우려로 지난주 약 2% 하락했다(금요일 1% 반등에도 불구).

주가 하락은 역(逆) 부의 효과를 촉발할 수 있다. 미국인들의 소비가 줄어들면 매출, 이익, 잠재적으로 고용까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10월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이 주가 하락 우려를 표명했으며, 특히 "AI 관련 기술의 가능성에 대한 급격한 재평가가 발생할 경우"를 언급했다. 바클레이즈의 조나단 밀러(Jonathan Millar)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이 20~30% 하락할 경우 약 1년에 걸쳐 GDP 성장률이 1~1.5%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투자 증가가 멈추면 성장률이 추가로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밀러는 추정한다. AI 투자가 완전히 중단되면 1%포인트 전체가 사라진다. BCA의 베레진은 "이미 약해진 경제는 주가와 AI 지출이 붕괴할 경우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인다"며 "취약한 노동시장에 자본지출 붕괴라는 충격을 가하면 아마도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AI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기업들에게도 유사하거나 더 심각한 청산의 날이 올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대규모 재무적 약정이 더 이상 타당하지 않게 되어 테크 기업들에게 수년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관련 자산과 계약의 가치에 대한 가정이 바뀌면 자산상각(write-down)도 불가피하다. 많은 스타트업이 도산할 수 있다.

부채 리스크의 부상

또 다른 리스크는 AI 관련 차입 규모의 증가와 관련 있다. 오라클은 최근 18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후 부채가 1,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 중 일부는 AI 인프라 자금 조달에 사용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를 임대하고 서버를 테크 기업들에 대여하는 코어위브(CoreWeave) 같은 기업들도 사업 확장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을 단행했다.

베레진은 "해당 부채를 상환하는 데 필요한 매출이 실현되지 않으면 대출기관들이 타격을 받아 채권시장으로 파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관련 부채가 직접적으로 금융위기를 일으킬 만큼 크지는 않지만, 금융시장은 복잡하고 한 부문의 문제가 간접적으로 다른 부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승자와 패자의 분화

인텔의 경험은 기업들이 과잉투자 시기를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인텔이 상당히 약해지긴 했지만 파산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최대 테크 기업들—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은 지출이 부담을 주기 시작했음에도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특히 현명했다. 검색엔진 지배력을 활용해 AI에서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면서도 자본지출로 재정을 고갈시키지 않았다. 올해 계획된 자본적지출은 예상 매출의 23%에 불과해 동종 기업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AI 투자를 위해 레버리지를 높이거나 다른 사업 기반이 부족한 기업들은 더 취약하다. 오라클, 코어위브, 그리고 어느 정도는 메타 같은 기업들은 AI 투자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인텔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다.

<The Wall Street Journal기사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Complianc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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