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의 양분화된 전망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비관론자들은 실적 부진과 AI 모멘텀 약화에 주목하는 반면, 낙관론자들은 D램 가격 상승과 AI 밸류체인의 장기 성장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두 관점 모두 한계가 있습니다. 비관론자들의 목표가 하향은 이미 발생한 하락을 후행적으로 반영하는 것에 불과하며, 낙관론자들의 '저점 매수' 주장은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스마트폰/PC 수요 부진과 원가율 상승이 단기적 요인이 아닌 장기적 트렌드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Core Sell Point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 공급과잉과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저점 매수' 전략은 오히려 추가 손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끝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3분기 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상황에서 반등 여부를 놓고 증권가에서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상충하는 분위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96% 하락한 6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 넘게 내린 6만42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썼다. 주가가 지난해 5월(11일 종가 6만4200원)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의 연초 이후 하락률은 18.5%에 달한다. 최근 한 달(8월12일~9월11일) 사이에만 14% 가량 내렸다.
오는 17~1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시장 전반에 경계감이 팽배한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가 재부각되며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 상반기 증시 랠리를 이끌어왔던 인공지능(AI)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요 기술주의 고평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는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우려하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날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0조3000억원으로 컨센서스(13조3000억원)를 하회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업체들의 메모리 보유 재고가 다시 증가하면서 D램, 낸드 모두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줄어들고, 평균판매가격(ASP) 상승폭도 한 자릿수로 제한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DS) 부문의 PS(초과이익 분배금) 충당금에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것도 감익의 원인"이라며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9만6000원으로 조정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여전히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완제품의 원가율 상승이 부담을 주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0만4000원으로 내렸다.
앞서 KB증권(13만원→9만5000원), DB금융투자(11만원→10만원) 등도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반면 향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수준을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낸드 업황 둔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주가 급락이 진행된 현 시점에서는 '공급 요인으로 인해 상승 사이클이 길어지는 D램 업황'에 투자 포인트를 맞추는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D램과 낸드가 각각 전분기 대비 11%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글로벌 AI 밸류체인의 실적 모멘텀과 신규 AI 디바이스 출시를 위한 세트(set) 기업들의 수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