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그린스펀 의장이 ‘Irrational Exuberance’ 용어 창안
현재 다우와 S&P500, 사상 최고치 기록 중
미국 경제 성장률 4년래 최저, 자동차·주식시장 침체 지속
기업 순이익 급증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완만한 상승세
S&P500 PER 약 15.5배, 역사적 평균(15.4배)과 유사
전문가들(예: 데이비드 켈리, 스티븐 비팅) 주가가 기업 실적 증가에 비해 낮게 평가됨
일부는 이번 현상을 ‘이성적 과열’로 평가
Opinion
현재 증시의 상승은 전통적 ‘비이성적 과열’과 달리, 약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과 수익성 증가가 주가를 받쳐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성적 과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제의 근본적 약세와 일부 핵심 산업의 침체 등은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어, 단기적 조정 가능성과 함께 투자자들이 신중한 접근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Core Sell Point
약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이 주가를 지탱하고 있으나, 내재된 위험 요인으로 단기 조정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1996년 12월 5일 미국 기업연구소 만찬에서 앨런 그린스펀 의장에 의해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표현이 탄생한지 10년이 훌쩍 지났다.
다우지수가 1만을 넘자 3만6000까지 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과열됐던 증시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후 2000년 3월을 기점으로 깊은 약세장으로 빠져들었고 여러 굴곡을 거쳤다.
지금 증시에는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다우지수는 80년 역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고 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 이번에도 과연 비이성적 과열일까.
CNN머니는 이번엔 이성적 과열이라고 이름붙여도 좋다고 진단했다.
◇경제는 지지부진한데 증시만 홀로 파티
사실 경제를 보면 현재 증시는 너무 사치스러운 파티를 즐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한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4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경제의 핵심 축인 주식시장과 자동차 업황 모두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이끄는 또 다른 주체인 기업지출도 미약한 상황이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오지도 않았는데 휘발유 가격은 벌써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00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S&P500 지수가 2년 반만에 절반으로 뚝 떨어졌던 기간의 경제상황과 비슷하다.
그러나 경제성장 둔화가 강세장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바로 기업 수익성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켈리 자문사는 "시장과 경제가 꼭 같은 사이클을 타라는 법은 없다"며 "주가가 현재보다 더 올라도 될 정도로 기업의 실적 증가세는 상당히 빠르다"고 말했다.
보통 주가는 기업들의 실적 증가 속도보다 완만하게 오른다. 그러나 최근 기업 실적 급증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이를 따라잡지 못한 상태다.
켈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10번의 경기침체를 보였지만 이중 6번은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올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침체기여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는 것.
◇수익대비 주가 여전히 낮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에 비춰봤을 때 주가는 적정 수준이거나 오히려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순이익 전망치를 조금 낮춰도 S&P500 지수는 향후 1년 예상수익의 15.5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3개월전 15.3배에 비해 소폭 높은 수준이며 1985년 1월 이후 평균치 15.4배와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주가수익비율은 지난 99년 7월 25.5배를 정점으로 2000년 3월 19.5배로 떨어졌으며 그 이후로는 이 수준을 계속 밑돌았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비팅 이코노미스트는 주가가 지난 몇 년간 기업들의 수익 증가세를 따라잡을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순이익은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01년 4분기 이후 115% 증가했지만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35% 오르는데 그쳤다는 것.
비팅은 "꼭 큰 폭의 경제성장률을 보여야만 증시에 대해 낙관적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장세를 주식 투자자들이 비이성적 과열이 아닌 이성적 과열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