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단숨에 1800 돌파
일일 거래대금 11조~12조원 기록, 신용거래대금 6조원 돌파
60일 이동평균선 대비 이격도 15% 이상 (적정 5~10%)
실제 고객 예탁금 7.7조원(2001년 이후 최저)
일부 증권사, PEG 등 장기 상승 전망 제시, 그러나 단기 과열 우려 존재
Opinion
증시의 과열 징후는 거래대금 급증과 주가 이격도 등 여러 지표에서 명백하게 드러나며, 단기적으로는 불안정한 유동성에 따른 조정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비록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 회복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으나, 현재의 급등세는 투기적 수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에는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위험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Core Sell Point
과도한 유동성과 급등한 지수는 단기 조정 위험을 내포해, 증시 과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조정 가능성이 우려된다.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1800까지 올라서면서 국내외 증권 전문가들 사이에 현 주식시장이 단기 과열 상태라는 염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 덩치가 커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11조원을 넘어선 일일 거래대금, 6조원을 돌파한 신용거래대금 등은 증시가 너무 달아올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각종 지표나 기술적 분석에서도 과열 징후가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하반기 국내경기 회복이 뚜렷해지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많다. 전문가들은 '과열인 현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내외 증권사 '단기 과열'
= 주식시장이 뜨거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신용융자액과 거래대금 △이격도(현재 주가와 이동평균선과의 괴리율) △주가등락률 등을 들 수 있다.
대우증권은 이달 들어 거래대금이 기존 최고치였던 10조원대를 넘어서 11조원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과열지표로 제시했다. 이달 들어서만 일일 거래대금이 11조원을 넘어선 날이 네 번이나 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는 것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가총액 증가를 고려해도 거래대금이 12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은 분명히 과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현재 주가와 60일 이동평균선과의 차이인 이격도를 들었다. 19일 현재 이격도는 115로 최근 60일간의 지수 평균보다 현재 주가지수가 15%나 높다. 증권가에서는 이격도 5~10% 정도가 적정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의 자금 여력이 거의 바닥 수준까지 왔다는 것도 과열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한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15조원 수준이지만 신용융자와 미수금을 제외한 실제 예탁금은 7조7000억원 수준으로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라며 "주식시장의 실제 자금 여력이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음은 과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유정상 PCA투자신탁운용 상무는 개인의 직접투자와 신용융자 잔액 증가를 들었다. 그는 "이제는 한국 주식이 그다지 싸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한국 주식이 재평가를 받을 만한 뚜렷한 여건 변화는 아직 없는데 주가가 오르니 여기에 맞춰 '리레이팅중'이라는 논리를 붙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간접투자 증가 등으로 증시 체력이 좋아진 데다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증시로의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주가수익성장비율(PEG)을 근거로 국내 증시가 장기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PEG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1을 넘으면 주가상승률이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보다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용준 신영증권 이사는 "현재 PEG는 0.87로 장기적으로 보면 과열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연초 PEG 0.74에 비해 상승속도가 빠르고 '이머징 아시아 국가'의 평균 PEG 0.77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주식시장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인 'FED 모형'을 내세워 과열이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7%로 5년 만기 국고채수익률(5.4%)보다 크기 때문에 과열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 증권사들이 보는 주식시장 전망은 밝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안으로 '주가 2000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 같은 전망의 논거는 세계 경제성장 축이 미국에서 유럽ㆍ중국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새로운 경제환경을 주요 원인으로 들기도 한다. 또 국내에서는 시중 자금이 증시로 이동되고, 기업 실적이 하반기에 뚜렷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큰 폭의 조정을 불러올 변수는 없어 보인다"면서 "풍부한 유동성으로 연말에는 지수 1950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정이 4분기에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올 3분기까지는 각종 경기 선행지표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겠지만 4분기엔 그동안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지수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