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AI 투자에 대한 버블론이 지속되고,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식시장이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어,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봄
AI 투자의 메기 역할, 오픈AI : 2025년 9월 오라클(Oracle Cloud Infrastructure)과 오픈 AI가 향후 5년간 300억 달러의 클라우드 컴퓨팅 투자 계획을 밝힘. 오라클은 오픈AI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픈AI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간 60억 달러를 지출. 또한 오라클은 엔비디아의 AI반도체를 연간 40억 달러 구매하고,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함. 이러한 상호 투자 방식/구조에 대해 닷컴버블 당시의 'Vendor financing'과 유사한 소위 '순환 출자 투자'가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대두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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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및 업계 평가 :
- 가디언紙는 "오라클과 오픈AI의 계약은 AI 버블의 신호이며, 오픈AI의 300억 달러 지출이 엔비디아의 칩 구매로 순환되며 주가 부풀리기 우려가 있다. 샘 알트만 조차 투자자 과열을 인정한다"라고 보도
- 바클레이즈의 엔드류 케체스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의 신용 스왑이 상승하고, 오픈AI에 연간 60억 달러를 지불해나갈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AI 투자 과열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
닷컴 버블과의 비교 : 90년대 후반 닷컴버블과 비교해보면, 투자 주체나 기업 실적, 벨류에이션 등에서 오늘날 AI 투자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 닷컴버블 당시에는 인터넷이 막 태동하는 시기였고, 오늘날 인터넷/모바일 시장은 인프라와 서비스/비지니스 규모에서 이미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였음. 따라서, 향후 AI 서비스가 본격화되며 과연 투자한 만큼의 매출과 이익 성장을 가져다줄지는 여전히 도전적인 과제이나, 혁신을 주도하는 빅테크의 역량이나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 기반은 과거와는 크게 달라짐. 따라서 현재는 AI 기업들간의 경쟁적이고 순환적인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실제 성과가 나오지 않아 AI 투자를 축소하는 것이 더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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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엔비디아"
빅건들의 엔비디아 매도 : 한편, 소프트뱅크와 피터틸 펀드의 엔비디아 매도가 뉴스화되었음.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32백만주, 58억 달러 규모를 매도함.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를 매도하고, 오픈AI에 투자를 결정하였다는 점에서 AI에 대한 투자 자체는 지속하는 것. 과연 소프트뱅크가 옳은 결정을 한 것인지, 혹은 뒤늦게 샘 울트만에게 낚인 것인가는 생각해볼 부분. 한편, 피터틸의 매크로 펀드에서는 엔비디아 54만주, 1억 달러 규모를 매도하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비중을 확대. 특히 애플 투자 비중 확대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투자방향과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흥미로움
엔비디아 실적 발표 :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 받는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가지 부분이었음.
1) FY3Q26 매출액이 가이던스 540억 달러를 넘어서고 GP margin 개선도 이룰 것인가?
2) FY4Q26에 대해 최근 매출액 컨센서스(620억달러)가 많이 상향되었는데, 과연 이를 넘어서는 공격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할지
3) 대중국 규제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한 해소와 차세대 칩 개발/양산 계획, 피지컬AI로의 비지니스 확대 등 추가적인 업사이드 요인
시장 기대치 크게 상회 :FY3Q26 매출액은 570억 달러(+62% YoY)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였고, GP margin은 73.6%로 전분기 72.7%보다 1%p 높아졌음. 영업이익은 360억달러로 전년대비 +65% 성장하였고, 영업이익률은 63%로 전분기 61%보다 2p%p 높아짐. 다만, 매출채권이 334억 달러로 비중이 크게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 FY4Q26 가이던스에 대해서는 매출액 650억 달러(중국 매출 제외), GP margin 75% 로 제시하여 높아진 시장기대치에 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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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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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벨류에이션 판단 : 연초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을 보면 4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달러를 넘어서며, 시총 5조 달러로 글로벌 시총 1위에 등극. 올해 P/E 50배 수준에 이르러 벨류에이션 상으로는 어느정도 적정 수준에 도달. 그러나 AI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내년도에도 높은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면 과도한 고평가 영역은 아니라고 판단됨. 엔비디아에 대해 일찌감치 숏포지션을 잡았던 마이클 버리가 최근 펀드를 청산한 것은 분명한 시사점이 있음
향후 큰 그림과 중장기 전망 FY3Q26 현재 분기 EPS가 1.3달러에 이므로 FY 2027년 EPS는 최소 6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Forward P/E 40~50배를 적용하면 주가는 240~300달러로 산정됨. 다만, 2027년 성장세를 벨류에이션에 반영하려면, 적어도 향후 3년 이상 AI 컴퓨팅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시장지배력이 확고하게 유지된다는 큰 그림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있어야 할 것. 또한 이는 브로드컴(ASIC)과 구글(TPU), AMD(GPU 2nd Tier), TSMC(Foundry) 등을 비교하며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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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버블은 어떤 영역에서 발생할까? "
1. 빅테크는 버블이라 보기 어렵다
: 1) 엔비디아는 시총 4.5조 달러, P/E 50배 수준에 도달하였으나 과도한 벨류에이션은 아님,
2) 최근 버크셔 헤서웨이가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구글이나 적극적인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은 메타의 경우 P/E 20~30배 수준에 불과,
3) 팔란티어는 실적 성장성 뛰어나나, 객관적으로 볼때 매우 높은 벨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고 있고,
4) 테슬라는 전기차 실적 부진에 따른 벨류에이션 부담있으나, 자율주행과 옵티머스 등 핵심적인 미래 혁신 역량으로 상쇄,
5) 다만, AI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오라클의 경우에는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등 부정적 시각이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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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자컴퓨팅 등 높은 변동성 불가피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를 기대하는 분야에서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그만큼 버블도 상존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큼. 구글과 IBM을 제외하면, 아이온큐(IONQ), 리게티(RGTI) 등 양자컴퓨팅 기업들은 대부분 적자 단계 스타트업. 초전도체/이온트랩/광자 기반 등 양자컴퓨팅 기술들은 모두 상용화 전 단계이기 때문에 주가 역시 차별화되지 못하고 유사한 흐름. 리게티의 주가는 올해 상반기 10달러 수준에서, 10월에는 50달러로 급등하였다가, 현재는 20달러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뉴스케일(SMR), 오클로(PKLO) 등 SMR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도 높은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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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장 약한 고리는 크립토시장인 듯
:최근 크립토 시장은 연일 급락세를 나타내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지지선이었던 10만달러, 3천달러를 하회함. 하락의 출발점은 트럼프의 대중국 코멘트, 연준이 금리인하에 대해 부정적으로 선회한 것. 크립토 시장은 비트코인의 희소성 외에는 사실 펀더멘탈을 판단하기 어려움. 따라서 이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등 유동성, 고래들의 동향, ETF 등 펀드플로우, 기술적 분석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음
한편,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 비트마인(BMNR) 등 자산화기업들과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써클(CRCL) 등 블락체인 연계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동시에 부정적임. AI 버블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고리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전일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양자 보안 기술이 향후 블록체인의 보안 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생각해볼 부분. 이는 AI 기술 발전과 크립토 시장이 서로 상충되는 지점이 있다는 의미. 따라서 향후 블록체인에서 양자기술을 기반으로 보안체계를 강화시켜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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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장기적으로는 AI 스타트업 이슈화될 가능성
: 오픈AI나 엔트로픽 등 AI SW/플랫폼 개발과 투자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향후 성장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관건. 오픈AI의 가치가 이미 수천억달러에 이르고 있어 수년 내 먀출 성장과 비지니스 모델을 확장하지 못한다면 고평가 논란은 더욱 커질 것. 다만, 아직까지는 chatGPT 개발 초기 마이크로소프트의 과감한 투자가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구현을 위한 투자가 실행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AI SW/플랫폼 개발 스타트업들에 대한 벨류에이션은 상당기간 수면 아래에 잠복해있을 것
"연준 통화정책은 추가 하방 압력
빅테크 펀더멘탈은 지지선이 될 것"
향후 시장 대응/투자 판단 : 최근 AI 버블론에 대한 시장 대응에 있어서 크게 세가지 부분이 중요하다고 판단.
1)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대변되는 유동성의 향방.이는 시장을 더 끌어내릴 변수가 됨. 이 부분이 더 악화된다면 크립토 시장이나 양자컴퓨터 등 스타트업들은 당분간 하락 추세 가운데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
2) 시장을 반등시킬 수 있는 요인은 여전히 엔비디아, 구글 등 빅테크의 실적과 벨류에이션.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는 우량기업들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주가가 반등하고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
3) 결국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불식되어야 할 것. 이를 위해서는 오픈AI와 엔비디아, 구글과 MS 등이 적극적인 투자 실행과 실적 성장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 업데이트된 LLM이나 새로운 에이전트AI 출시, 피지컬AI로의 AI 적용 확대 등은 AI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
추가적으로, 1)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화된 글로벌 혁신의 축이 향후에는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역시 관건이며, 2) 로보틱스 등 상용화 측면에서 임팩트가 매우 큰 혁신들이 얼마나 빨리 현실에 적용되고 확산되느냐, 3) 양자컴퓨팅, SMR 등 파편화된 기술들은 상용화 과정에서 업계 표준이나 확실한 주도 기업이 정해지느냐 등도 중요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