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미국 모기지 위기 대응 타이밍 놓침, recession 확률 “3분의 1 이상 50% 미만”
프레디 맥 CEO, 주택시장 위기로 recession 확률 40–45% 경고
신규주택 판매 8.3% 감소, 판매가격 7.5% 하락 (70년 만 최저)
내구재 주문, 전월 대비 약 5% 하락
FRB, 모기지 위기 관련 총 380억 달러 추가 유동성 공급 (4차례)
Opinion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본격적으로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신규주택 판매와 내구재 주문 하락 등 핵심 지표들이 심각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FRB의 늦은 대응과 추가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위기가 장기적 침체로 확산될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
Core Sell Point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지속되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으며, 주택시장 회복은 장기적으로 지연될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3분의 1 이상이지만 50% 미만'이라고 앞서 진단한데 이어 FRB의 모기지 위기 대응이 '타이밍을 놓쳤다'는 공감대가 월가에 확산되면서 빠르면 내년에 경기가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타격받기는 했지만 미국을 또다시 침체에 빠지게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와 미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예산국(CBO) 쪽에서 나온다. 그러나 FRB가 경기 침체를 예방하기 위해 금리를 또다시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따르는 등 이 같은 낙관론이 침체 경계론에 가려져 있는 것이 현재로선 대세이다.
미 정부 투자기관인 모기지 전문 금융기관 프레디 맥의 리처드 사이런 최고경영자(CEO)는 27일 미국이 주택시장으로 인해 침체에 빠질 확률이 40-45%라고 우려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28일자가 보도했다. 그는 미국 주택시장이 "사실상 얼어붙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가 지난달 전달에 비해 8.3% 줄어 7년 사이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사이런의 경고가 나온 점을 지적했다. 미 상무부가 27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신규주택 판매는 8월에 8.3% 줄어들어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79만5천채로 크게 떨어졌다. 판매주택 가격도 중간치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7.5% 하락한 22만5천700달러에 그쳐 지난 70년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날 블룸버그 TV 회견에서 미국이 모기지 위기와 임금 불안으로 인해 침체를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기지 위기의 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내구재 주문이 지난달 근 5% 하락한 것으로 상무부가 27일 밝혔다. 내구재 주문은 전달 6% 증가한 바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최근의 금융시장 소요 충격이 완전히 가시화돼야 실상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올 가을이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FRB도 27일 모기지 위기 대응책으로 380억달러를 시장에 추가 공급했다. 이로써 FRB는 모기지 위기와 관련해 모두 4차례 유동성을 공급했다.
미국 부동산 과열을 경고해온 예일대의 로버트 쉴러 교수는 지난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집값 하락으로 인해) 침체가 올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오는 것은 기정사실로 침체가) 언제 시작돼 얼마나 계속될 것이냐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에드워드 리머 교수도 "(침체에 빠지면)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향후 미국의 집값이 많게는 20% 적어도 10% 가량 더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수전 워처 교수도 "솔직히 집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상하기 힘들다"면서 "내년에 (미국이) 침체에 빠질 확률이 3분의 1 가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침체에 빠지면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침체론이 기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NAR의 로런스 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내년에 소폭 개선된 후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CBO의 피터 오르작 국장도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모기지 위기가 소비자 신뢰에 타격을 가하고 주택시장에도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침체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차기 총재로 사실상 내정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프랑스 재무장관도 27일 칠레 방문중 연설에서 "모기지 위기가 심각한 것이나 잘 수습돼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유동성과 관련한 투명성과 신뢰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면서 따라서 오히려 '약'이 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가 27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4기(4-6월) 연율로 환산해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4%보다는 낮지만 지난 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며 1.4분기의 0.6% 성장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올봄 이후 모기지 위기가 심화됐기 때문에 그 타격이 3.4분기에는 본격 가시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연례 영국경제 보고서를 내고 "모기지 위기로 인해 영국의 성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당초 영국이 올해 2.75%, 내년에는 2.5% 각각 성장하며 인플레도 목표치인 2%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영국도 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