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주가 4만원 붕괴 이후)
외국계 IB들은 작년부터 반도체 업황 고점 도달 경고
모건스탠리는 8월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주의'로 하향
개인투자자 올해 누적 순매수액 7.7조원
외국인은 5조원 순매도
IBK증권 최고 목표가 66,000원 (현재가 대비 40% 높은 수준)
Opinion
국내 증권사들의 리서치는 외국계 IB들과 비교해 후행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과의 관계, 시장 변동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특히 '매수' 일변도의 보고서와 현 주가와 크게 괴리된 목표주가는 리서치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뒷북 보고서'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부정적 전망의견은 대부분 하락요인이 주가에 반영된 이후 입니다. 따라서 증권사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Core Sell Point
국내 증권사들의 늑장 대응은 단기적으로 주가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집니다.
증권사들의 '뒷북 보고서'에 개미(개인 투자자)들만 독박을 썼다.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던 증권사 리포트만 믿고 삼성전자를 사들였지만, 정작 주가는 목표주가와 따로 놀았다. 삼성전자 주가 4만원 붕괴 이후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주가 낮췄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빈축만 샀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 현재까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한 증권사는 모두 14곳이었다.
시장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 줄하향 추세가 뒷북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소식은 지난 14일부터 쏟아져 나왔다. 이날은 삼성전자 주가가 액면분할 이후 4만원선이 처음으로 무너진 날이다. 앞서 외국계 IB(투자은행)들이 반도체 업황 성장 둔화를 이유로 부정적인 리포트를 낼 때도 국내 증권사들은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다. 그러나 주가 하락세가 가팔라지자 그제야 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계 IB들은 작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고점에 도달해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올해 8월에도 모건스탠리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주의'로 하향조정했다. '주의'는 모건스탠리가 제시하는 투자전망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다. 향후 12∼18개월 동안 해당 업종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모건스탠리 투자의견 하향 소식에 같은 달 삼성전자가 2~3%대 급락을 몇 차례 겪는 동안 국내 증권사 중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내린 곳은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단 2곳 뿐 이었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계 IB 의견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8월 들어 이날 현재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약 16% 급락했다.
삼성전자 주가 추락은 증권사 보고서만 믿고 매집에 나선 개미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왔다. 개미들은 지난 5월 액면분할 이후 진입장벽이 낮아진 삼성전자를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올해 삼성전자 개인 누적 순매수액은 7조7000억원에 달했다. 개미들이 공격적으로 삼성전자 매집에 나서는 동안 주가 추락을 예측한 곳은 없었다.
반면 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조원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서 가장 많이 팔았다. 결국, 외국인이 발 빠르게 손을 터는 동안 개미들은 외국인들의 물량을 그대로 떠안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선행적으로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외국계 IB와 달리 국내 증권사들은 주가가 추락한 이후에서야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을 하향한다고 지적한다. 또 목표주가와 현 주가가 동 떨어지는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로 지목된다. 삼성전자 현재 주가는 제시된 최고 목표주가 6만6000원(IBK투자증권)과 비교해 약 40% 낮은 수준이다. '매수' 일변도의 보고서가 대부분인 점도 신뢰성을 훼손하는 요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IB의 경우 외국인 수급에 집중하다 보니 국내 기업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의견을 낼 수 있다"면서도 "반면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자사는 물론, 기업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는 데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한 치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